이렇게 아팠던 사진보다 더 좋은 모습을 찍은 게 많은데
그런 사진보다 아팠을 때 사진을 더 많이 본다.
그래도 아팠을 때가 가장 최근이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을까?
그 모습이 마지막 모습이기 때문에 가장 그리운 것이라서 그런 듯싶다.
나는 솔직히 나리에게 잘해준 건 없다.
산책도 많이 못 했고,
애견카페에는 가본 적이 없다.
그저 계속 나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든 건져내 보려고 아등바등하다가 좌절하고 그런 삶의 반복이었다.
지금도 그건 변하지 않았다.
그러나 곁에 나리가 없다는 게 이렇게 허전할 수가 없다.
심리적인 안식처가 영원히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다.
언제나 내 곁에 있을 것 같았던 작은 천국이 없어진 것 같다.
요즘은 나리 영상이나 사진을 자주 보진 않는다.
보면 너무 많이 생각이 나서 힘들다.
특히 동영상은 ... 정말 힘들다.
자고 일어나면 다시 나리가 있을 것 같고,
나리가 죽어버린 게 현실인 것 같지 않고,
곧 나리가 어디선가 달려올 것 같고,
나리야~ 하고 부르면 밖에서 문을 긁는 소리가 날 것만 같고 ...
그렇다.
나리를 안았을 때 그 따뜻한 느낌이 정말 많이 그립다.
그때도 어느 정도 이별을 예감해서 특히 더 많이 안고 그랬는데,
그런 거 다 소용없다.
나중에 못 할 것을 대비해서 미리 많이 안아본다 한들 ...
요즘엔 산책할 때 다른 개에게 거의 관심을 주지 않는다.
그냥 ... 뭐 ... 개네 ...
어차피 나에게 개란 의미는 나리와 친구가 될 수 있는 존재였을 뿐이다.
그 연결고리가 사라진 지금은 별 관심이 없다.
그저 나리가 많이 그리울 뿐이다.
아마 지금 나리가 곁에 있다면
내가 컴퓨터를 하는 지금 이 순간에 내 무릎에 앉아 있을 것이다.
아니면 내 의자 밑에서 잠을 자고 있겠지 ...
죽음이란 것이 아직도 뭔지 잘 모르겠다.
뭐가 뭔지 모르겠네.
슬프지는 않다.
그저 너무나 많이 그립다.
나리의 체온이 왜 이렇게 그리운지 모르겠다.
나리의 냄새가 왜 이렇게 그리운지 모르겠다.
마지막으로 한 번만 나리를 안아보고 싶다.
나리가 죽었을 때 내가 왜 그렇게 빨리 ... 이별을 했을까.
그때는 그냥 넋이 나가서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다.
그냥 나리가 죽었는데 생각보다 슬프지는 않네 ... 뭐 이런 느낌이었다.
넋이 나가 있었던 것 같다.
죽었는데 이제 다시는 못 보는데 이런 현실을 전혀 받아들이지 못했었다.
근데 그건 지금도 그렇다.
나리는 분명히 죽었고 이젠 절대 다시 만날 수 없는데
계속 나리를 그리워하고 나리를 찾고 있다.
나도 모르게 혼잣말로 "나리야~"하고 부를 때가 자주 있다.
운동하고 집에 갈 때도 "집에 가서 나리랑 놀아야지~" 이런 말을 할 때도 있고 ...
그러게 나리가 살아있을 때 더 잘해줄 것이지 ...
정말 소중한 것은 없어진 후에야 느끼는 건가 ...
난 다르다고 생각했었는데.
나도 똑같은 인간이었나보다.
저 작은 몸을 다시 한번 안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.
보고 싶다 나리야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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